올해 수입차 바람이 불면서 중고차도 수입차가 인기다. 주요 중고차 쇼핑몰에서 수입 중고차의 등록 및 판매 대수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주머니가 넉넉하지 않은 20~30대의 젊은층에서 원가보다 3분의 1 이상 저렴한 중고 수입차에 눈길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중고 수입차를 잘못 고르면 차값보다 수리비 등이 더 들어가는 만큼 꼼꼼히 따져보고 구입해야 한다.
중고차 쇼핑몰에 따르면 올해 수입 중고차의 거래 대수가 부쩍 늘어났다. 국내 유명 중고차 쇼핑몰인 SK엔카의 경우 올 수입 중고차의 예상 등록 대수는 9만3000여대로 지난해 4만6000여대보다 2배가량 많다. 또 이는 전체 중고차 등록 대수의 4.7%에 해당, 올해 수입차(신차)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5% 정도 차지한다는 최근 통계와 비슷하다.
수입 중고차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나타난 변화가 있다. 바로 수입 중고차를 찾는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벤츠나 BMW 7시리즈 등 클래식한 고가 수입 중고차가 많이 나갔으나 최근에는 폭스바겐, 푸조, 크라이슬러, BMW 3시리즈 등과 같은 브랜드가 인기다. SK엔카 관계자는 “폭스바겐 등 브랜드 제품은 20~30대에서 좋아하는 차량으로 젊은층이 중고 수입차를 많이 찾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중고차 쇼핑몰에서 인기 중고 수입차는 배기량이 2000~3000cc급이다. SK엔카에서는 올 상반기에 출고 후 3~4년이 지난 폭스바겐의 뉴비틀, BMW의 3시리즈 320i가 가장 잘 팔렸다. 가격은 뉴비틀이 2000만~2200만원, BMW 320i가 2200만~2400만원에 거래됐다. 크라이슬러 PT 크루저, 푸조 206 등 개성있는 차종과 신차 시장에서 베스트셀링카로 꼽힌 렉서스 ES3300도 인기 중고 수입차다.
중고 수입차의 매력은 몇천만원짜리를 거래만 잘하면 몇백만원에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꼼꼼히 확인하지 않고 싼 가격에 덥석 구입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일쑤다. 따라서 잘 골라 사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먼저 믿고 살만한 곳이 없다면 SK엔카, GS카넷, 오토인사이드 등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중고차 쇼핑몰을 이용해 보는 것이 좋다. 또 판매자가 사고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피한다면 카히스토리(www.carhistory.or.kr)에서 사고 이력을 조회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맑은 날에 체크 리스트를 가지고 차량을 확인하고 시승시에는 판매자와 동승해서 문제가 있으면 바로 지적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SK엔카 박지원 본부장은 “수입 중고차를 싸게 사는 것만큼 향후 관리 부분도 중요하다”며 “수입차 브랜드 공식 딜러에게서 판매된 수입차를 중고로 사면 차량 이용 기간에 따라 무상 수리 서비스를 이어서 받을 수 있어 더욱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권오용기자 bandy@kyunghyang.com〉